일본 국가대표 윙어 미토마 카오루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(EPL)에서 전례 없는 기록을 써내며 조명을 받고 있다. 

그는 일본 축구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EPL에서 단일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돌파한 선수가 되었다.

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소속인 미토마는 지난 5월 20일(한국시간), 홈구장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-25 EPL 37라운드 경기에 후반 교체로 출전해 곧바로 골망을 흔들었다. 

팀이 1-2로 끌려가던 후반 24분, 데니 웰백의 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흐른 공을 미토마가 재빨리 발리 슛으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.

이날 브라이튼은 잭 힌셀우드의 결승골로 3-2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8위로 올라섰다. 시즌 막바지지만 유럽 클럽 대항전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다. 그러나 미토마 개인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경기였다.

이 골로 미토마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35경기 출전, 10골 3도움을 기록하게 됐으며, 모든 대회 통산으로는 40경기에서 11골 3도움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. 이로써 그는 EPL 역사상 일본 선수 중 최초로 한 시즌 리그 1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되었다. 

그간 EPL을 누빈 일본 출신 스타들 카가와 신지, 오카자키 신지, 미나미노 타쿠미 등 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.

프리미어리그 공식 채널은 그의 활약에 대해 "아시아 출신 선수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이룬 자랑스러운 발자취"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.

미토마는 2022-23 시즌부터 브라이튼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기 시작했다. 특히 날카로운 돌파와 빠른 발을 앞세워 리그 수비수들을 곤경에 빠뜨리며, EPL 최고의 윙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. 이러한 활약으로 인해 아스널과 리버풀 등 잉글랜드의 상위권 클럽들이 이적 시장에서 관심을 보였지만, 그는 2023-24 시즌 도중 브라이튼과 4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팀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.

그의 시장 가치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.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‘트랜스퍼마르크트’에 따르면, 현재 미토마의 시장 가치는 약 4,500만 유로(한화 약 705억 원)로 평가된다. 이는 EPL에서 활약 중인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 손흥민(3,000만 유로)이나 황희찬(1,700만 유로)보다 높은 수치다. 특히 손흥민은 오랜 기간 EPL에서 정상급 활약을 이어온 선수임에도 불구하고, 미토마의 성장세와 미래 잠재력이 더 높게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.

이번 기록은 단순한 개인 성과를 넘어 일본 축구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가지는 위상이 새롭게 재조명받는 계기가 되었다. 더불어,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 정상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었다.

향후 미토마가 브라이튼을 넘어서 더 큰 무대에서 어떤 커리어를 이어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, 그가 쌓은 이번 이정표는 일본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임이 분명하다.